산신령 : 백성아, 니가 사는 동네는 산불은 없었느냐? 산불이 큰일이구나!
백 성 : 네, 저보다는 산신령님이 사시는 산은 괜찮습니까? 산신령님이 타 죽으면 더 큰 일입니다.
산신령 : 나야, 이제나저제나 죽을 날만 기다리는 산신령 아니더냐.
백 성 : 산신령님이 안 계시면 안 됩니다.
산신령 : 그래? 내가 빨리 죽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
백 성 : 아닙니다. 오래 사셔야죠. 그래야…
산신령 : 그래? 다른 별일은 없느냐?
백 성 : 최근 고을 누리집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백방으로 떠들어대더니만 ‘직원업무 안내’가 한 손에 안 들어와 많이들 짜증을 내고 있다고 전했더니만…
산신령 : 그런데?
백 성 : 다시 잘 정비를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산신령 : 그런데?
백 성 : 고을 원의 모든 간부 공무원은 한 가지 일만 하는 것 같습니다.
산신령 : 무슨 말이냐?
백 성 : 누리집 직원업무 안내를 보면 모든 간부 공무원은 기획감사담당관이고 기획감사담당관 업무 총괄만 하고 있습니다. 행정국장도, 건설교통과장도, 거창골프장사업소장도 기획감사담당관이고 업무는 기획감사담당관 업무입니다.
산신령 : 즈런? 그런데 기획감사담당관이 아니고 기획예산담당관이 아니더냐?
백 성 : 그렇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
산신령 : 큰일이구먼, 큰일.
백 성 : 요즘은 많은 민원인이 먼저 누리집을 펼치고 담당자를 찾아 민원을 보기도 하지만, 누리집은 전 세계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창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산신령 : 그렇지.
백 성 : 그런 얼굴이 눈도, 코도, 입도, 귀도 모두가 같다면 어떻겠습니까?
산신령 : 그러네…
백 성 :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고 하더니 거창 망신은 쩐(?)산직이 시키는 것 같습니다.
산신령 : 허허… 유구무언(有口無言)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