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 산신령님, 우리가 사는 동네에 새로운 도사가 나타났다고 난리입니다.
산신령 : 무슨 말이냐? 무슨 도사이길래, 난리라더냐?

백 성 : ‘숟가락 도사’라고 합니다.
산신령 : 숟가락 도사? 그게 무슨 말이냐? 부채 도사는 많이 들어 봤다만, 숟가락 도사는 낯설구나.

백 성 : 그 숟가락 도사가 여기저기 이 밥상 저 밥상에다 숟가락 얹은 걸 자랑하고 다닌답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마다 꼴불견이라 합니다.
산신령 : 허허, 그거참…

백 성 :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은 거창 군정의 앞면과 뒷면을 제대로 살펴보라 합니다. 일 한 사람은 누구인지, 숟가락 얹은 사람은 누구인지를 자신들은 다 알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이 말이 널리 퍼지고 있답니다. 예컨대…
산신령 : 예컨대?

백 성 : 거창구치소 유치는 누가 했고 숟가락은 누가 얹었나? 승강기 산업 기반은 누가 닦았고 과실은 누가 따먹고 있나?
산신령 : 말이 되는데?

백 성 : 그렇죠? 거창창포원 큰 그림은 누가 그렸고 숟가락은 누가 얹었나, 거창항노화힐링랜드(가조 출렁다리) 시작은 누가 했고 숟가락 얹은 사람은 누구인가? 등등 말입니다.
산신령 : 허허, 듣고 보니 그렇구먼. 또 있나?

백 성 : 양수발전소 유치는 최초에 누가 구상했고 그때 반대했던 사람은 누구인가 등등에 대해 갑남을녀(甲男乙女)가 모인 자리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답니다.
산신령 : 그래도 그것들은 누가 해도 해야 할 일들이 아니었더냐?

백 성 : 물론이죠. 그래도 밥상 차린 사람보다 숟가락 얹은 걸 더 자랑스럽게 여겨서야 되겠습니까?
산신령 : 물론 그렇기도 하지. 그런데 대부분이 숟가락만 얹어 놓고 밥상까지 차렸다고 허풍을 떨지.

백 성 : 그래도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입니까? 사람들은 안 속습니다요. 그 과정을 다 알고 있죠.
산신령 : 그래? 그것참, 재미있겠구나. 자꾸 들추어지면 꾸러미가 제법 길듯하구나. 가히 숟가락 얹기 전문 도사라는 이름이 어울릴 법도 하구나. ㅎㅎ

백 성 : 그것뿐만 아닙니다. 한 SNSer에 따르면 자랑 질은 딥다하고 잘못은 숨기는 행정을 하고 있다면서 그 판도라의 상자를 하나씩 열 것이라고 합니다요.
산신령 : 그래? 그 참, 갈수록 가관(可觀·꼴이 볼만하다는 뜻으로, 남의 말이나 행동을 비웃거나 빈정거릴 때 쓰는 명사)이겠구먼, 가관이라.

백 성 : 그러게 말입니다. 기대가 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