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 : 백성아, 비가 많이 오는데 잘 지내느냐?
백 성 : 예, 오랜만입니다. 산에는 비가 와도 문제는 없겠습니다.

산신령 : 그렇지. 비도 오고, 바로 들어가 보자꾸나.
백 성 : 예?

산신령 : 요즘 갑질하는 간부 공무원이 있다는데 알고 있느냐?
백 성 : 예? 요새도 그런 갑질이 통한답니까?

산신령 : 그러니까, 안 통하니까… 괴롭히는 거지.
백 성 : 예?

산신령 : 한 부서의 부서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답시고, 회식 때 무엇으로 먹을지 의견을 모아오라 해 놓고선…
백 성 : 그래 놓고선?

산신령 : 직원들이 의견을 모아오면 직원들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고 부서장이 “이것으로 하자”라고 결정해 버린다는구나.
백 성 : 직원들이 황당하겠군요!

산신령 : 그렇지… 그렇지…
백 성 : 차라리 처음부터 의견을 모으라고 하지를 말든지 말입니다.

산신령 : 허허, 그것참…
백 성 : 또, 연극제 때 어떤 연극을 볼지를 골라보라고 해 놓고, 직원들이 정해 오면 또 직원들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이것으로 하자”라고 한답니다.

산신령 : 에구머니나! 직원들이 매우 피곤하겠구나.
백 성 : 피곤한 게 아니고, 직원들을 무시하고 괴롭히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산신령 : 그렇지, 괴롭히는 거지. 과장이라는 권위를 내세워 말이지.
백 성 : 그래서야 행정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산신령 : 그렇지,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도 직원들이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해도 부서장이 자기 마음대로 “이것으로 하자”라고 정해버리면 정책이 제대로 가겠느냐?
백 성 : 그렇다고 부서장의 결정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산신령 : 그렇지. 더군다나 그 부서장은 아는지 모르는지 업무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게 문제라고 하더구나.
백 성 : 그뿐이 아닙니다. 부서 업무도 경중을 구분 못 하고 나 몰라라 하고 혼자만 일 한답니다.

산신령 : 혼자서 무슨 일을 한다는 거냐?
백 성 : 그걸 알면 제가 산신령 하겠습니다!

산신령 : 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