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포주평(夜布晝平)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2.10.02 13:25 | 최종 수정 2022.10.02 13:31 의견 0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군민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거창은 축제 속에 온 군민들이 빠졌다. 죽은 중도 일어나야 할 만큼 바쁘다는 가을걷이에도 군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축제장을 오가며 거창의 새로운 매력을 찾기에 눈과 귀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축제 기간 내내 하늘의 해는 제힘을 다하여 햇살을 내리쬐고 있었다.

거창의 명품인 쑥 먹인 한우 애우(艾牛) 홍보 코너는 어느 때보다 넓었다. 축제 기간 내내 손님들로 북적댔다. 애우의 인기가 그만큼 높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애우 고기는 어느 때보다 두툼했으며, 숯불이 맛을 돋워 혀가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잡상인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한쪽 구석의 각설이 타령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스가 거창의 특산품과 농산물 등을 홍보하는 부스로 가득 찼다는 게 여느 해와 달랐다. 신선한 충격이라고 한 주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밤에는 각 면과 단체의 포장마차(布帳馬車)에 입추의 여지도 없이 북적댔다. 마음이 싱싱한 물고기와 해맑은 물처럼 한데 어우러진 시골의 수더분한 당숙 같고, 몇십 년의 해묵은 형과 아우 같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포차를 가득 메웠다.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이라고 했다.

음식도 다양했다. 가조면의 고추장불고기는 지나는 군민의 코를 유혹하기에 충분했고, 가북면 등 촌두부는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는 옛 향수를 자극했다.

평생학습축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축제장 거리는 북적댔다. 각 부스에는 각양각색의 배움의 산실이었다. 하나하나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양식(良識)의 소재였다.

공자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공자의 가르침을 엮은 논어(論語)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한다. 이를 풀이하자면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이다. 공자는 성현의 가르침을 배우고(學), 이를 끊임없이 체화(習)하는 과정을 즐거움으로 보았다. 무릇 배움이란 무릇 즐거워야 한다. 평생학습축제장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맛본다. 평생학습축제장을 찾는 사람들은 지식에 주린 두 눈이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의 눈처럼 빛났다.

축제장에서 입에 오르는 화제는 음식의 종류만큼 다채로웠다. 선거 이야기부터 근거 없는 입소문들이 쇠도 녹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일수록 관심을 끌게 되고 주인 없는 말일수록 크게 부풀어 멀리까지 퍼진다. 소문은 날개의 진실을 접고 거짓의 심연으로 곤두박질친다. 축제장에서의 소문은 축제의 끝과 함께 합천호로 멀리 떠나보내야 한다.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더불어 어우러지는 원융(圓融) 세상이 되어야 한다.

하정용
주식회사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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