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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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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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이 싫다. 정말로 싫다. 그런데도 당신은 자꾸만 우리의 곁으로 다가오려 한다. 당신은 우리를 사랑할지 몰라도 우리는 당신을 미워한다. 사랑은 눈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표현한다고 했지만, 당신만큼은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말하고 싶지 않다. 미운 사람이 눈에 먼저 띈다고 당신은 왜 그렇게 우리 곁을 어슬렁거리는가. 사람을 향한 곳에 드라마가 있고 감동이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만큼은 드라마에도 감동에도 끼워주고 싶지 않다.
당신이 저 멀리 있을 때는 그래도 안심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바로 턱 밑에까지 와 있는 느낌이다. 지독하게 미운 사람이 턱 밑에 와 있을 때, 그 느낌을 당신은 알려나.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 그런데 당신만큼은 아니다. 때로 한 번의 만남으로 쉽게 단념하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잔잔한 여운으로 평생을 남는 인연도 있다. 그런데 당신과는 인연을 맺고 싶지 않다.
문이란 경계이고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서로 다른 세계를 가르는 경계이기도 하고 또한 서로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런데 당신에게만큼은 문을 열어주고 싶지 않다. 우리는 당신을 절대로 경계할 것이다. 그래서 절대로 만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서운할지 몰라도. 아니, 서운해해도 할 수 없다. 휘발유가 날아가 버리듯이 당신이 훅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실로 간단하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라고. 그런데 당신과 살면 너무도 불행할 것 같아 당신과는 정말로 같이 살고 싶지 않다.
아침에 맡는 냄새 속에는 행복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눈을 뜨면 오늘 혹시 당신을 만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에 떨면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당신 때문에 매일 입가리개를 하고 있어야 하고, 당신 때문에 어디를 가나 공팔공인가 뭔가 하는 곳으로 전화해야 한다. 당신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도 방역 패스인가 뭔가가 없으면 식당에 들어가지 못한다. 왜 당신은 우리를 이토록 괴롭히는가. 우리는 당신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아는가.
역경은 보약도 되고 독약도 된다고 했다. 시련은 위기지만 기회라고도 했다. 모든 역경과 시련, 우리는 절망과 좌절은 일종의 기회임을 알고, 슬기롭게 당신을 극복할 것이다. 위기는 방심과 불운이 만나서 생긴다고 했다. 우리는 당신에 대한 경계심을 방심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해 더는 당신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이렇게 창궐할 수 있었던 것은 조정에서 애당초 잘못된 처방전을 썼기 때문이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국민 이익엔 등신이고, 자기 이익에만 귀신인 정치권에 이제 환멸을 느낄 뿐이다.
당신 때문에 지금까지는 얼음을 넣은 베개를 벤 것처럼 뒷목이 서늘했지만, 올봄부터는 봄 햇살에 피어난 꽃들이 생동감 넘치듯 우리도 생동감 넘치게 살아갈 것이다. 근심 많고 한 많아도 여유만만했는데, 당신이 나타나고 나서부터는 여유가 깡그리 달아나 버렸다. 새색시가 김장 30번만 담그면 늙고 마는 인생, 너무 그러지 마라. 당신이 정말로 밉다.
하정용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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