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정 농학박사

“아침에 먹으면 금 사과, 저녁에 먹어도 건강을 지키는 과일”

사과는 예로부터 건강을 상징하는 과일로 여겨져 왔다. 그중에서도 경상남도 거창에서 자란 사과는 단순한 농산물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함께 빚어낸 치유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창 사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사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도, 식감, 저장성에서 고르게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그 품질은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거창은 사과 재배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을 갖춘 곳으로, 이곳의 기후와 지형, 그리고 농민들의 땀방울이 어우러져 뛰어난 품질의 사과가 탄생한다.

거창의 사과 재배 역사는 깊다. 1930년, 대동리에서 처음 실생묘가 도입된 이후 1941년 정장리에서 국광과 홍옥 400주를 재배하며 본격적인 과수 재배가 시작되었다. 이후 정부의 농업특별사업, 신품종 도입, 사과 축제와 발전협의회 출범 등 지속적인 노력과 지원 속에 ‘거창 사과’는 명품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는 자연의 조건 위에 쌓아 올린 사람들의 집념의 역사이기도 하다.

기후의 힘은 거창 사과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기상청 자료(2001~2020년)에 따르면, 거창군의 연평균 기온은 12.0℃, 일교차는 평균 12.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크다. 이처럼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쌀쌀한 고원지대 특유의 일교차는 사과의 당도를 높이고 색을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강한 햇살 아래 활발한 광합성으로 생성된 탄수화물이 밤의 낮은 기온 속에서 당분으로 전환되면서, 거창 사과는 더 달고 깊은맛을 품게 된다.

또한, 안토시아닌 색소는 저온 환경에서 더욱 활발히 생성되기 때문에, 거창 사과는 색이 선명하고 고르게 붉다. 단맛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춘 이 사과는, 소비자의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명품이다.

고원지대 특성은 사과 재배에도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병해충 발생이 적어 인위적인 방제를 최소화할 수 있고, 친환경 재배에 유리하다. 이는 단지 ‘깨끗한 과일’을 넘어, 건강한 농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창에서 재배된 사과는 자연 속에서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며 성장하고, 인위적 개입 없이도 튼튼하고 건강한 과실로 완성된다.

영양 측면에서도 거창 사과는 주목할 만하다. 장 건강에 좋은 펙틴, 피로 해소에 탁월한 유기산, 항산화 작용을 돕는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 등이 풍부하다. 이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세포 노화를 억제하며, 심혈관 건강과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의 결합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거창 사과는 단순한 농산물을 넘어선다. 그것은 자연이 주고, 사람이 길러낸 정직한 먹거리이자, 건강한 지역의 상징이다. 거창의 농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그 노력 덕분에 우리는 건강하고 안전한 과일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이 글에서는 ‘거창 사과’에 집중했지만, 거창의 다른 농산물들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거창의 자연은 그 자체로 농업에 최적화된 환경이며, 이는 사과를 비롯한 모든 작물에 고루 혜택을 나눠준다. 그야말로, 거창의 농산물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지 과일 하나일 수 있지만, 거창 사과는 건강을 선물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자연의 혜택과 사람의 노력이 어우러진 이 특별한 과일이,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치유의 기쁨을 전하길 기대한다.

경남 합천 대양 출생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학부, 석사, 박사
전 기아그룹 ㈜기산 기술연구소
전 (재)경북농민사관학교 컨설팅팀장
전 (사)경북세계농업포럼 사무국장
전 경남도립거창대학 산학협력중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