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정/농학박사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우리 삶의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생존과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지만, 경제적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사회적 양상은 급격히 변화했다.

이제는 남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요소로 여겨지며, 이러한 경쟁 중심의 사회는 개인적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비교 속에서 성취를 증명해야 하는 압박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이타적 가치보다는 배타적 사고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을 누르고 앞서 나가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일반화되었고, 이는 우리 내면의 화와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인들은 끝없는 경쟁과 압박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만성화되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휴식뿐만 아니라 사고의 전환과 심리적 치유가 필요하다. 응축된 화와 스트레스는 폭발하거나 점진적으로 해소되어야만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는 이러한 해소가 쉽지 않다.

도시 공간은 반복적이고 제한된 생활패턴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쌓아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때 자연은 중요한 치유의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연은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과 에너지 충전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간이 억눌렀던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포용한다. 이러한 포용력은 마치 어머니의 품과 같아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특히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우리는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우주와 지구, 그리고 인간은 모두 끊임없이 기(氣)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순환하는 존재로, 이 순환이 끊어지면 생명체는 건강을 잃는다. 따라서 자연과의 교류는 단순한 휴식 이상의 심리적 회복과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

거창은 치유의 최적지로 평가될 수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해발이 높은 고원 지대에 위치하여 오염되지 않은 물과 공기를 자랑하며, 청정한 자연환경이 풍부하다.

거창의 산과 숲은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며, 숲에서 나는 향기는 인간의 감각을 자극해 심리적 안정과 이완을 돕는다. 특히 거창에서 자라는 허브, 사과, 딸기와 같은 건강식품은 자연 치유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거창의 자연환경은 심리적 치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신선한 공기와 풍부한 산소를 마시며,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고 면역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산림욕이나 농촌 체험과 같은 프로그램은 이러한 자연 치유의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의 하나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신의 안정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거창의 역사적, 지리적 특성 또한 치유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인다. 삼국시대부터 거창은 나제(羅濟)의 경계를 이루는 중요한 산간 지역으로, 동서의 물류와 교통이 연결되는 요지였다. 험난한 소백산맥을 넘어야 했던 과거의 사람들에게 거창은 중요한 중간 기착지로서 기능했다.

지금도 이 지역은 동서 간 물류 소통의 거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과거부터 사람들이 쉬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장소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거창의 청정 농산물은 치유 자원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약초와 허브는 향기 치유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으며, 사과와 딸기 등 건강식품은 면역력 증진과 신체 회복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깨끗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일반적인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순수한 영양소를 제공하여, 자연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거창의 이러한 자연 자원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은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완화와 정신적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농촌 체험이나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목표로 설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허브 정원에서의 아로마테라피, 사과밭에서의 수확 체험, 숲속 산책 프로그램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유하는 데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자연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거창과 같은 청정 지역은 자연과 교감하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곳의 깨끗한 환경과 풍부한 치유 자원은 현대인이 겪는 만성적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해법을 제공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완벽한 치유의 장이며, 거창은 그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지역으로 손꼽힌다.

경남 합천 대양 출생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학부, 석사, 박사
전 기아그룹 ㈜기산 기술연구소
전 (재)경북농민사관학교 컨설팅팀장
전 (사)경북세계농업포럼 사무국장
전 경남도립거창대학 산학협력중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