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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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1 18:16 | 최종 수정 2021.02.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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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국제연극제를 둘러싸고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모든 것들이 입춘을 앞두고 봄바람에 눈 녹듯 깨끗하게 정리 되었다.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의 통 큰 상표권 이전에 박수를 보낸다. 어제까지만 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졸여왔던 가슴 속 쓰라림도 말끔히 내려갔다.
만약 이 문제를 집행위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세빠지게 고생한 모두와 그동안의 일도 헛일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엉킨 실 뭉치와 같아서 억지로 풀려고 하면 더욱 엉켜버린다고 했다. 그러나 연극제 문제는 엉킨 실 뭉치가 술술 풀리듯 아무리 톺아보아도 신박하게 해결되었다. 그래서 더 박수를 보낸다.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집행위와 거창군은 손에 손을 잡고 연극제에 대한 미래만 걱정하고, 고민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집행위가 말했듯이 거창국제연극제는 우리들의 고향 거창에 소중한 문화예술의 자산인 것은 분명하다. 곶감도 처음엔 탱탱했다. 곶감도 한때는 딱딱하고 떫은 감이었고, 홍시를 거치고 세월을 견뎌 곶감이 되었듯이 연극제는 이제 달라야 한다. 다시 후회하지 않는 연극제가 되어야 한다. 군민들의 덕분에 연극제가 역시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제 집행위는 장작 같은 연극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 태우고 헌신하는 장작처럼, 군불 지피라면 몸 태워 불 피우고, 가마솥 데워 누룽지도 끓이고, 메주도 쑤는 장작 같은 연극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거창군민들도 앞으로 연극제에 대해 용기가 꺾일 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신념의 근거가 악해질 때 신념을 다시 일으켜 주고, 희망이 버려졌을 때 희망을 갖게 해주는 재출발의 포인트로 삼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호수와 웅덩이는 둘 다 사방이 막힌 가운데 물이 들어있는 것으로 같은 존재다. 하지만 호수는 마르지 않고 주위의 것들을 그림자로 비추어 주지만 웅덩이는 여름의 소나기가 내린 뒤에 잠깐 나타났다가 쉬 말라버릴 뿐 아니라 초라하고 더러운 바닥을 흙탕물로 감춘다. 마르지 않고 주위의 것들을 그림자로 비추어 주는 호수 같은 연극제가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오직 정성이 하늘을 움직이고, 지성이 신을 감동시킨다(惟誠動天, 至誠感神)는 초대 이시형 부통령의 말씀처럼 이제 연극제는 정성과 지성으로 연극제를 성숙시켜야 한다.
하정용
주식회사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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