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남북교류 협력, 뒤로는 유엔 대북 제재 우회 모색

과기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공식 보고서에 ‘대북 제재 우회’ 강조
정부 출연연, 북한과 공동 세미나에서 제재 물품 희토류, 블록체인 기술 등 논의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과학협력 원천 금지 … 유엔에 사전 통보도 안 해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4.10.17 09:56 의견 0


지난 정부에서 남북교류 협력을 위해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남북교류협력팀’이 공식 보고서에서 남북 협력을 위해서 유엔 대북 제재 우회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성범 의원(국민의힘,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제출받은 56쪽 분량의‘한민족 과학기술/정보통신 학술대회 개최 기반 구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당시 연구를 수행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이하 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대북 제재 우회 필요”를 직접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 대북 제재 강화로 인해 과학기술 교류 협력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었음을 언급하며, “교류 협력 과제 선정 시 대북 제재 면제 대상 및 제재 우회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서술했고, “대북 제재를 우회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는 분야에 지속해서 고민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2019년 당시 출연연에서 추진한 ‘동북아과학기술지식교류’ 세미나 행사의 내용에도 유엔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 주제가 논의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한 국가과학원(북한에서 과학기술 부문의 정책 집행과 연구 등을 총괄하는 내각 산하의 최상위 기관)의 제안으로 추진된 이 행사는 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다수 정부 출연연들이 공동 참여했는데, 한국 측 발표에 북한의 광물 및 희토류와 관련된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과의 과학협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2321호는 기타 과학 관련 활동의 경우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하여 유엔에 통보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성범 의원은 “남북 훈풍 시기 교류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정부와 출연연이 직접 대북 제재 우회를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정부가 나서서 위반을 도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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