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18.03.21 16:31 의견 0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산신령 : 최근 어떤 자리에서 모 단체의 회장이 “고을 원님이 인기가 없다”는 말을 했다지
백 성 : 그걸 어떻게 아세요
산신령 : 아마, 그 자리에는 이방(吏房) 소속 공무원이 있었다지.
백 성 : 예, 행사가 끝난 후 그 공무원은 사무실에 돌아가 그 회장의 말을 그대로 이방에게 보고를 했답니다.
산신령 : 그 이방은 한 친구를 시켜 그 회장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등 진위 파악을 하게 했다지
백 성 : 예, 전화를 받은 그 회장은 황당하다 못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그 회장은 이방이 시켜서 전화를 했을 거라고 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원님이 시켰다고 여겼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산신령 : 그렇지.

백 성 : 이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한 언관(言官)이 해당부서에 갔었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있었는지를 물었고, 처음에는 아니라고 잡아떼다가는 실토를 했답니다. 그러면서 그 회장에게 사과의 전화까지 직접 했다고 했답니다.
산신령 : 사과의 전화
백 성 : 예. 그런데 그 이방은 거짓말을 했답니다.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 모 후보자의 출판기념회에 갔었는지, 사진에는 왜 안 나왔는지 등을 물었다는 것입니다. 그 회장은 이번에는 정말로 화가 났었던 모양입니다. 마시던 술잔을 집어 던지고, 한 밤중에 그 이방의 친구에게 전화를 해 노발대발 했다고 합니다.
산신령 : 과연 이 같은 행동이 과연 원님에게 도움이 될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인기가 없다고 말한 그 회장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원님을 욕할 것이야. 당연히 ‘원님이 그런 것도 시키느냐’고 하지 않겠느냐. 이방이 시켰다고는 상상도 안 할 것이야. 과잉 충성이 오히려 원님을 욕되게 한 거지. 이걸 보고 “아 잘 볼라카다 아 병신 만든다”는 말이 꼭 어울리지.

백 성 : 백성이면 무슨 말을 하면 어떻습니까. 명예훼손이나 위법성이 있는 말 말고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산신령 : 그렇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지.
백 성 : 그런데 공무원이 백성의 자유를 빼앗고 있습니다. 백성들의 언동을 파악하고 보고해 백성의 입을 막고 있습니다. 거창은 북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소속입니까.
산신령 : 그렇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공산주의인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거창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거 아니더냐.
백 성 : 맞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산신령 : 모 포럼에서 거창장애인복지관을 빌려 총회를 했다는구나.
백 성 : 그게 뭐... 잘 못되기라도 했습니까.
산신령 : 잘못된 게 아니고, 그 사무실 직원이 복지관을 빌려줬다고 원님한테 신나게 터진 모양이야.
백 성 : 예 아니, 그럼 지난 번 모 센터에서 여당 소속 당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열었던 것은 괜찮고 말입니까
산신령 : 그러니까 말이다. 자기편은 괜찮고, 자기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백성이면 누구든지 조건에만 맞으면 빌려줘도 괜찮아야 하는 거지.
백 성 : 지도자들이 자꾸만 편 가르기를 하고 있습니다요. 그러지 않아도 우리 지역이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과 분열로 치닫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좀 더 큰 정치를 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백성들이 더 우러러 볼 것인데 말입니다.
산신령 :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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