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소 대나무 같은 거창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3.12.08 15:53 의견 0

모소 대나무(moso bamboo)는 중국 극동지방에서 자라는 희귀종 대나무이다. 이 대나무는 씨를 뿌려도 몇 년 동안 거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농부가 4년여 동안 끈기와 인내로 정성껏 돌봐야 겨우 3cm 정도 자랄 뿐이다. 하지만 씨를 뿌린 지 5년이 지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동안 꼼짝도 하지 않던 대나무들이 하루에 30cm 이상씩 자라기 시작하여 6주 만에 무려 15m 이상의 높이로 성장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땅은 금세 하늘로 곧게 뻗은 빽빽한 모소 대나무 숲으로 변하게 된다. 이 대나무의 성장 비밀은 처음 4년이라는 시간 속에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장에 쓸 자양분을 차곡차곡 모으며 수백 미터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러다 때가 되어 싹이 돋기 시작하면 넓게 뻗은 그 뿌리들이 엄청난 양분을 흡수해서 모소 대나무는 엄청난 속도로 자라기 시작한다. 즉 모소 대나무의 초기 4년은 결코 죽어 있었던 것이 아닌, 오히려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던 것이다.

거창은 달라지는 소리가 달라지는 모습으로, 그 모습이 이제 모소 대나무처럼 울창하게 뻗어나가는 일만 남았다. 모든 것은 단단히 뿌리 내리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거창군도 모소 대나무처럼 지난 민선 7기 4년은 성장을 위한 자양분의 축적이었다. 그런 축적된 자양분으로 거창은 이제부터 엄청난 속도로 모소 대나무처럼 뻗어나갈 것이다. 잠잠했던 모소 대나무 순들이 지면을 뚫고 힘차게 돋기 시작한 것처럼 거창은 그런 날이 올 것만 남아 있다.

거창군은 농촌지역이 직면한 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 2019년 인구 전담 부서인 인구교육과 신설하고 거창창포원·Y자형 출렁다리·감악산 별바람언덕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산림관광 개발과 거창형의료복지타운 조성 등 다양한 시책을 시행해 지방소멸 문제에 대응하고 있어 어떤 다른 자치단체보다도 빨리 그리고 더욱 힘차게 모소 대나무처럼 뻗어나갈 것으로 본다.

그뿐만 아니다. 청년들의 대도시 유출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강력한 농촌 재생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농산어촌 특화형 기회 발전 특구와 교육 발전 특구를 지정하고 대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와 출산과 육아 정책 혁신 등의 정책을 통해 지방소멸과 농촌소멸에 대응하고 있어 거창군은 머지않아 군민 모두의 행복이 울창한 모소 대나무 숲이 될 것으로 본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고 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숲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작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크게 보아야 할 것이다.

하정용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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