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통합방침은 교육부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

도립거창대학과 남해대학 통합 반대 1인 시위
인터뷰 - 거창군의회 신중양 의원

“졸속통합 반대 여론의 작은 불씨라도 살리려고 시작했는데 좀 더 큰 불꽃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위하겠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3.05.13 15:06 의견 0


박완수 경남지사가 도립 거창대학과 남해대학의 통합하겠다고 하자 거창군의 발 빠른 대책과 거창군의회에서는 거창으로의 통합을 주장하며 1인 시위가 이어지고 각 단체에서도 시위에 속속 가담하고 있다. 1인 시위를 맨 먼저 주도한 거창군의회 신중양 의원을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경상남도에서 1996년도에 설립한 경남도립 거창대학과 남해대학의 통합을 반대하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도권 내에 있는 의원의 신분으로서 거리에서의 시위에 대한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경남도의 졸속통합 움직임에 있어 남해군에 비해 우리 군의 대처가 너무 안일한 것 같아서 군민들께 직접 알리고자 나서게 되었다”

- 경남도에서 두 대학 통합의 추진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4월 3일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지방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필수’라면서 ‘도립 남해대학과 거창대학부터 이른 시일 내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상반기 중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후 경남도가 5월 10일 ‘경남도립대학 구조개혁 방안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올렸는데 ‘통합을 통한(가칭) 경남도립대학교 특성화 방향 정립’이라는 과업 내용을 밝혔다. 결국 두 개 대학의 통합까지 고려한 구조개혁을 추진한 셈이다. 이것은 지역 소도시 전문대학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효율성만을 내세운 경남도의 성과주의에 기인한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 왜 도립 거창대학과 남해대학의 통합을 반대하는지?
“지난 2013년 당시 경남도가 통합계획을 세웠지만, 용역 결과 국비 지원이 축소된다는 등의 사유로 인해 취소됐고 2019년 재차 통합을 추진했지만, 대학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도는 학령인구 산업인력의 양성에만 대학의 의미를 한정시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더해 지역대학에 있어 평생학습 기관의 역할을 확대해 가겠다는 게 정부의 공식 정책이다.

경남도의 모습이 교육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1개의 직업으로 평생을 사는 시대는 끝났다. 지금 40∼50대에도 조기퇴직을 하고 또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데 인생의 중장년기에도 재교육을 통해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거창과 남해에 있어 지역대학이 가지는 전문대학의 전반적인 의미를 경남도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1,0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의 경제적 비중도 크지만 유·무형의 대학의 존재가치는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 거창대학이 거창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거창대학은 거창군의 자부심이자 상징이다. 거창은 이미 45년 전부터 군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7개 고등학교가 있는 유일한 지역이었다. 당시 진주시에도 고등학교가 7개였는데 현재는 거창에 연극고등학교가 생겨 8개의 고등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교육도시라는 위상을 갖추었는데 경남도립 거창대학과 현 한국승강기대학이 이런 이미지의 정점이었다. 특히, 거창대학으로 인해 9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이 거창에 거주하고 인근지역과 연계되면서 정주 인구와 함께 유동 인구 증가 등 직접적 경제효과는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 거창대학이 남해대학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당위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거창대학이 남해대학보다 더 젊다. 거창대학의 경우 성인 학습자가 35% 수준인 데 반해 남해대학의 경우 50%가 넘는다. 대학을 입학하는 입학생 중 만학도의 비율이 남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는 대학이 존재함으로써 유입되는 청년인구가 거창이 더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그대로 존치된다면 입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곳은 남해대학이 될 것이다. 반대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은 거창대학이라고 볼 수 있다”

- 거창대학이 없어지면 거창은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죽은 도시가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거리를 다니는 젊은 인구가 줄어들 것이고 밤이며 거리에 적막감만 돌 것이다. 당장 6만 인구가 무너지고 인근 함양, 합천의 밤 시가지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거창의 도심지에서 20대 청년들을 더는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인근 고령군의 경우 가야대학이 김해로 떠나고 원룸, 음식점, 택시, 피자, 통닭, 커피전문점, 이·미용실, 주점 등 거의 모든 상권이 활력을 잃었다. 청년들이 있는 활기찬 도시를 지켜야 한다”

- 1인 시위는 언제까지 할 건지?
“경남도가 추진하려는 대학 통합에 있어 졸속통합 반대 여론의 작은 불씨라도 살리려고 시작했는데 좀 더 큰 불꽃이 만들어질 때까지 이어가겠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시다면?
“우리 군민 모두의 마음속에는 거창대학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이런 위기를 기회로 더 나은 거창대학, 작고 강한 교육도시 거창을 위한 우리 군민 모두의 더욱 적극적인 공감대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거창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