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노인의 날을 맞아 남상면 오계마을의 김순돌 할머니는 100세(주민등록상 100세지만 사실은 101세) 기념 장수 지팡이 ‘청려장’을 받았다. 장수 지팡이를 전달받은 김 할머니는 “걷기가 힘들었는데 대통령이 보내준 귀한 지팡이 선물을 면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전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 10월 12일 오후 김 할머니가 계시는 남상면 거창효노인통합지원센터(시설장 유수상)에서 할머니를 만나 보았다.
할머니는 100세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80대의 할머니 같았다. 할머니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김순돌이라고 총기 있게 또박또박 말씀 하셨다. 고향은 웅양면 적하 곰내미라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92살에 돌아가셨다. 지금은 오계리에 살고 계신다. 자녀들은 1남 3녀다. 손자 손녀들, 증손까지 합하면 30명이나 된다고 자랑하신다.
지금도 직접 식사를 해 드신다. 여태껏 남한테 의지한 적은 전혀 없다면서 이제는 귀찮고 힘들다고 하신다. 주로 드시는 음식은 고기보다는 나물 등 채소를 즐겨 드신다. 반찬은 며느리가 잔뜩 해와 걱정 없다고 자랑이시다. 드시고 싶은 게 있냐고 하자 아무것도 없다신다.
아들, 딸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한단다. 딸은 아침에 자고 났는가, 저녁에 집에 왔는가 하고 매일 전화를 한단다. 제발 좀 그래 하지 말라고 해도 그래도 한다며 흐뭇해하시는 것 같다.
센터에서는 아침에 모셔와 저녁에 모셔다드린다. 아침은 직접 해 드시고 점심과 저녁은 센터에서 제공한다. 저녁에 집에 가시면 텔레비전도 보고 하시느냐고 하자 그냥 주무신단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시고는 센터 차가 오기를 기다리신다.
센터 자랑이 늘어졌다. “선생님들이 얼마나 잘해 주는지, 참말로 잘해요. 우리 선생님들이. 뭐 얼마나 잘 한다고”라고 하시며, 마음은 여기로 오고 싶지, 아파트에 사는 며느리한테는 가서는 하루도 못 있을 것 같다고 하신다.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 해서 건강히 지내시라고 하자 할머니는 “아이고 그케(그래), 큰일이야 큰일, 정부의 좀 벌개이매이로(좀 벌레처럼). 정부 것만 타 먹고. 이 선생님들이 다 챙겨 주제. 참 애쓰는 공도 못 하고...”하시면서 정부의 짐이라고 하신다. 손녀딸이 대구의 병원에 근무하는데 병원으로 오시라고 해도 병원은 싫다면서 이곳이 좋다고 하신다.
할머니는 지금도 집 앞에 배추와 무도 심는다. 배추 한 포기가 이만큼씩 하다며 손으로 자랑을 하신다. 며칠 전에 자녀들이 와서 모두 한두 포기씩 가져갔다고 한다. 또 들깨 농사도 지어 들깨 타작도 했다고 옆에 있는 선생님이 거든다.
센터 직원에 따르면 기억력이 좋아 처음 오는 사람도 알아보고는, 100살이 넘었느냐고 물으면서 “나만치 오래 사는 사람도 없제”라고 하신단다.
센터에서는 가족들을 위해 밴드를 만들어 할머니들의 생활 모습을 밴드에 올려 가족들과 공유하고 있다. 가족들은 전에는 잠시 안부 전화만 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밴드를 통해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30, 40분은 넘게 통화를 한단다. 김 할머니도 딸들이 전화해 “오늘은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했네”라고 하면 할머니는 “아이고 야야, 니가 그런 걸 우째 아노?”라고 하신단다.
김진태 남상면장은 “어르신이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시는 것은 거창효노인통합지원센터의 직원분들께서 많이 신경 써 주시고 도와주셔서 가능한 일”이라며, “남상면에서도 어르신의 건강과 편안한 생활을 위해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지팡이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본초강목에 ‘청려장을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고, 민간신앙에도 신경통에 좋다고 하여 귀한 지팡이로 여겼다.
‘청려장’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임금이 장수 노인에게 하사하는 전통이 있으며, 지난 1993년부터 노인의 날을 기념해 100세를 맞으신 어르신께 전달해 오고 있다.
거창군의 100세 이상 어르신은 26분 정도며 이번 노인의 날을 기념해 청려장을 받으신 어르신은 김순돌 할머니를 포함해 6분이다.
저작권자 ⓒ 거창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