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편향성과 습관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1.10.06 10:26 의견 0


‘부정편향성’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에 귀를 더 쫑긋 세운다는 뜻이다. 그래서 뉴스도 나쁜 소식을 우선적으로 보도한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뉴스 가치는 높아지고, 상황이 호전되면 뉴스는 가치를 잃는다. 그러다보니 부정적인 뉴스나 미끼를 던지는 낚시성 헤드라인이 판을 친다.

사람에게는 남의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을 먼저 포착하는 속성이 있는 듯하다. 남이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칭찬하는 건 별로 재미가 없고, 단점을 지적하는 얘기가 왠지 더 재미있다. 술자리에서 뒷담화가 무성한 걸 보면 우리는 알 수 있다.

살다보면 남의 입방아에 오를 일이 수없이 많다. 문제가 크건 작건, 그럴 때는 불편하고 기분 나쁘다. 남의 입방아에 오르는 가장 흔한 경우가 성격이 못돼서 구설에 오른다. 못된 성격은 못된 말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구설은 그 사람에 대한 평판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하나는 남들이 흉볼 때 거들지 않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말조심 하는 것이다. 구설은 가까운 사람이 만들어 낸다. 그 사람과 가깝고 잘 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퍼트린다. 가까운 사람에게 그렇게 말했다하니 거칠 것이 없다.

분수에 맞지 않게 너무 잘 나가도 구설에 오른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역량이나 기울인 노력 이상으로 이익을 얻고 대접 받으면 초과되는 부분만큼 입방아에 오른다. 초과이익만큼 욕하면서 깎아내려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이익을 많이 봤을 때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도 입방아에 오른다. 돈을 많이 벌거나 지위가 높아지면 그러기 이전에 비해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진다. 돈을 벌었으면 밥도 좀 많이 사라는 등 높아진 수준에 걸 맞는 역할을 기대한다.

기업에서는 부서장이나 임원을 입방아에 올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가 부서장답지 못하고 임원답지 않을 때다. 뿐만 아니다. 공공 기관에서도 마찬가지다. 과장답지 못하고 계장답지 못하면 직원들은 저녁 술 안주로 삼기에 충분하다.

또 너무 능력이 미치지 못해도 구설수에 오른다. 지금까지의 거창군청의 과장들을 지켜보면서 여러 부류의 스타일이 있었다. 직원들을 일을 하게 하는 과장이 있는가 하면, 직원들이 해온 일을 되레 망치는 과장도 있었다. 한 퇴직한 과장이지만 그는 ‘코골이 과장’이 있었다. 그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직원들은 다 알고 있는데도 정작 자신만 모를 뿐이었다. 직원들이 일을 해 놓으면 일을 망치기만 하는 과장이었다. ‘차라리 가만히만 있어 달라’고 대놓고 말은 못하고 빌고 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늘 구설수의 대상이었다.

이런 구설수에 오르는 것도 습관에서 나온다. ‘습관의 힘’을 쓴 찰스 두히그는 ‘습관은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저주이기도 하다’고 했다. 어떤 습관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빛날 수도 있고, 어두워 질 수도 있다. 좋은 습관을 갖고 살아야겠지만, 나쁜 습관은 나도 모르게 내 뒤를 따르고 있다.

하정용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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