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도 풍년 그리고 중산층의 조건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1.07.07 08:39 의견 0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중산층 70% 시대 열겠다’고 공약을 들고 나섰다. 한 마디로 웃기는 말이다. 이런 걸 보고 ‘지랄도 풍년’이라고 하는 것이다.

중산층이란 무엇인가, 우선 중산층의 조건이 무엇인지 중산층의 기준이 없다. 그냥 말로만 중산층이라고만 한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에서는 중산층의 기준이 있다. 물론 기준 제시점이 동일하지 않아 비교대상이 되기 어려운 부분은 있으나, 현 우리나라의 가치 기준을 돌이켜 볼 때,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은 먼저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할 것, 다음으로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할 것, 셋째,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할 것, 넷째,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 실력이 있어야 하며, 다섯째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것, 마지막으로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 등이다.

다음으로 옥스포드 대학에서 제시한 영국의 중산층 기준을 보면 먼저, 페어플레이를 할 것, 둘째,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셋째,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넷째,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마지막으로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이다.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미국의 중산층 기준은 먼저, 자신의 주장에 떳떳할 것, 다음으로 사회적인 약자를 도울 것, 셋째, 부정과 불법에 저항할 것, 마지막으로 정기적으로 받아 보는 비평지가 있을 것 등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특정한 기준이 없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만 있을 뿐이다. 그 내용은 먼저,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해야하며, 둘째가 월 급여가 500만 원 이상이 되어야 하며, 셋째,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차를 보유해야 하고, 넷째, 예금액 잔고가 1억 원 이상을 보유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해외여행 1년에 1회 이상 다닐 것 등이다.

프랑스나 영국이나 미국의 중산층의 조건은 대통령이 정하거나, 대학에서 제시하거나,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라고 그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조건들 속에는 소유와 재산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그냥 아파트 한 채에다 적당한 월급, 그럴듯한 자동차와 통장에 든 돈만 조금 있으면 된다. 교양에 관한 것도, 인성에 관한 것도, 정의에 관한 것도 없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고,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고, 불의와 불법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그리고 그에 대한 저항 등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이낙연 후보가 만들겠다는 중산층에 과연 이런 내용들이 들어 있는가. 이낙연 후보는 먼저 중산층의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하정용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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