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의 대표 사과산업 일대 혁신하는데 역할 충실히 수행”

거창 과수농업의 미래를 연다?? 거창군농업기술센터 장경희 과수담당주사

농업분야도 봉사행정 구현의 절실함을 인식
사과분야 필요한 인력 되도록 최선 다할 터

손이 많이 가는 일본의 사과재배방식은 잊어야
지금까지 편견도 버리고 새?기술 받아들여야

거창사과가 미래에도 경쟁력을 갖추고
수입개방 저가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농민은 진보하는 농업기술에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 가져야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1.04.09 10:14 | 최종 수정 2021.04.09 10:17 의견 0

장경희 과수담당주사는 "거창의 과수농가가 무한경쟁의 국제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거창을 대표하는 사과 산업을 일대 혁신하는데 있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그리고 농업분야도 봉사행정 구현이 절실함을 인식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의 업무경험을 토대로 과수분야에 필요한 인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류지오 거창군 행정복지국장과 거창군의회 이홍희 전 의장은 칭찬에 인색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거창군농업기술센터의 한 직원을 칭찬해 만나 보았다. 거창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과 장경희 과수담당(계장)이다.

장경희 지도사는 늦깎이 공무원이다. 1971년 거창에서 태어나 거창여자중학교와 거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상대학교 농과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1993년 대학교 졸업 후 11년간 거창에서 영어 과외와 학습지 교사를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지냈다. 그는 가르치는 제자들이 내·외적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에 만족하면서 그리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평범하게만 살아왔다.

그러던 중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대학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농촌지도사 공채시험에 도전해 2005년 12월에 35세라는 늦은 나이에 농업기술센터에 첫 발을 내딛은 15년 차의 공무원이다.

장경희 씨는 농촌지도사로 첫 발령받아 2005년에 신설한 농산물안전성검사실을 맡아 당시 경남 시군농업기술센터 중 유일하게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대만수출사과 사전 잔류농약검사를 실시해 수출클레임 예방에 기여하며 대외적으로 거창사과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기도 하였다.

또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센터와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며 종자산업 민간이전에 대비하여 조직배양, 양액재배, 배지경재배 등 씨감자 재배기술 정립과 종자검사 체계 구축으로 매년 100여 톤의 거창군 씨감자를 관내에 안정적으로 보급해 감자종서 부족난도 해소하였다.

뿐만 아니다. 그는 농림부에서 농업의 6차산업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던 2014년 농산물가공지원센터 건립사업에 두 번의 공모 끝에 최종 선정되어 3년간 국비 10억 원을 지원받아 총 사업비 26억7천만 원을 투입해 지금의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건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로인해 ‘오늘자람’이라는 상표를 개발해 등록하고, 가공창업 아카데미 신설, 농민가공협동조합법인 조직화 등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 지원하는 등 지역농산물의 소비촉진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장경희 지도사는 “농촌지도사로서 처음 수행하였던 건축업무와 HACCP(해썹) 가공공장 운영체계 구축에 힘든 점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행정업무를 배운 것이 이후 자신에게 행정력과 업무 추진력을 가지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2017년 1월 농업기술과 과수담당 부서로 발령받았다. FTA 체결 이행으로 어려운 과수산업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FTA기금 사업 종합 대책으로 거창군 과수산업발전계획을 수립해, 2017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농림부 기금사업으로 총 62억2천5백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였고, 관정․우량 품종갱신 등 과수 고품질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고품질 안전과실 생산과 생산비 절감, 생산성 향상 기반구축을 통한 거창과수의 경쟁력 제고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과수담당 차석으로 3여년 간 당시 담당 계장이던 지금의 김윤중 농업기술과장과 함께 매일같이 현장을 다니고 많은 과수농가들을 접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가, 이를 인정받아 2019년 7월 과수담당주사(예전의 계장)로 보직을 받게 된다.

현장을 통해 체감했던 인력중심의 고비용 생산체계, 변화에 수동적인 자세, 고령화, 기후위기 등 위기에 처한 사과산업의 체질개선으로 미래 과수산업을 새로이 열겠다는 열정이 그를 가만 두지 않았다. 그는 선도농가들과 행정이 뜻을 모았고, 당시 류지오 농업기술센터소장과 김윤중 농업기술과장의 지휘아래 노후화된 거창사과의 20%(400ha)를 과감히 미래형 다축(多軸)과원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민선7기 후반기 농정혁신 1호를 수립해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 농정혁신 1호인 다축과원은 언제까지 완성할 계획인가? 다축과원 전환으로의 성공사례로 타 자치단체서 많은 벤치마킹을 온다고 들었다.
“미래형 사과원 조성사업은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의 계획으로, 노후 된 거창과원의 20%인 400ha를 다축수형 과원으로 전환하게 된다. 연도별 계획은, 2022년까지는 25ha 정도만 시범 보급해서 문제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2023년부터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경북의 타 자치단체에서 과수혁신 행정사례 벤치마킹을 온 적이 있었지만 아직은 시범도입단계라 다축과원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10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통해 체감했던 인력중심의 고비용 생산체계, 변화에 수동적인 자세, 고령화, 기후위기 등 위기에 처한 사과산업의 체질개선으로 미래 과수산업을 새로이 열겠다는 열정이 장경희 씨를 가만 두지 않았다.

- 다축(多軸)과원이란 무슨 말인가?
“거창사과는 우리 군 농업 중에서 가장 큰 소득원이었고, 거창을 전국에 알리는 효자품목이었다. 그런데 거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과 산업은 인력중심의 고비용 생산체계인데다,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세계에서 하위수준이라 농사짓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군은 거창사과가 미래에도 경쟁력을 갖추고, 수입개방 저가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다축수형’이라는 나무형태를 도입하는 ‘미래형 사과원 조성사업’을 민선7기 후반기 과제로 추진하게 되었다.
기존 밀식과원 수형은 우리나라 기후여건과 맞지 않다. 우리나라는 강우량이 많아서 외축의 세력 관리가 어렵다고 하는데, 다축수형은 하나의 대목에 2개 이상의 원줄기가 있는 수형으로, 미국 유럽에서는 2007년부터 재배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6년 전에 경북에 최초로 도입되었다.
다축수형은 세력을 여러 축으로 분산시켜서 수고가 낮고 가지가 짧게 자라, 비결실성 굵은 가지가 거의 없다보니 동화양분 대부분이 과일로 전류돼 수확지수가 극대화 되는 수형이다. 또한 2차원적 평면형태의 수관이 만들어져서 전정과 방제가 쉬워지고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양호해 고품질의 사과를 많이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성은 향상시키고 노동력은 절감할 수 있어서, 다축수형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국내외에서 미래형 과원체계로 꾸준히 연구 중인 재배체계이다”

거창군에서는 농정혁신 1호 계획에 따라 미래형 과원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기구인 거창사과발전기획단과 실무추진단을 운영 중이며, 미래형 다축과원 조성사업비 10억 원을 확보하여 올해 과수혁신 대장정의 그 첫 발을 내디뎠다.

다축수형은 세력을 여러 축으로 분산시켜서 수고가 낮고 가지가 짧게 자라, 비결실성 굵은 가지가 거의 없다보니 동화양분 대부분이 과일로 전류돼 수확지수가 극대화 되는 수형이다.

- 사과발전기획단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
“‘거창사과발전기획단’은 2020년 9월 22일에 본격 출범했다. 경북대학교 사과연구소, 경남도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경남사과발전협의회, 거창사과발전협의회, 관내 지역별 선도농가 등 각 분야별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된 협의기구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미래형 사과원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기획단에 속한 조직들의 실무자들을 모아 별도로 구성한 ‘실무추진단’은 출범 후 현재까지 총 8차례의 협의회를 가지며, 사업을 구체화하고 추진방법을 협의․공유하며 현장기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 앞으로 장경희 담당주사가 거창의 과수 농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거창의 과수농가가 무한경쟁의 국제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거창을 대표하는 사과 산업을 일대 혁신하는데 있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그리고 농업분야도 봉사행정 구현이 절실함을 인식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의 업무경험을 토대로 과수분야에 필요한 인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 거창사과의 브랜드가치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사과면적이 경북이 1~4위를 차지하고 있고, 5위가 거창사과다. 그래서 경상권에서는 인지도를 확실히 확보하고 있는데 전국단위로 보면 주산지인 경북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다른 부서 용역사업 결과를 보니 광주광역시에서는 거창사과가 97%의 아주 높은 인지도를 보였는데. 거창사과가 광주공판장으로 많이 나가고, ‘거창사과데이’ 행사를 통해 광주롯데백화점에서 지속적으로 홍보를 한 결과인 것 같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거창사과 브랜드 가치가 2000년대는 최고의 자리였다면, 현재도 상위권 수준으로 발전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과의 고장 거창으로 만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난해 8월 민선7기 후반기 농정혁신 1호로 발표한 ‘거창사과 90년,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계획’이 향후 10년간 우리 거창이 노력해야 할 과제다. 거창사과 90년, 민선7기 후반기 ‘농정혁신 제1호’를 통해 90년의 긴 역사 속에 안주해 왔던 사과생산 농업인들의 마인드를 바꾸자는 것이 첫 째다. 농민들도 이제는 손이 많이 가는 일본의 사과재배방식은 잊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편견은 버리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다음으로 미래형 사과원 조성으로 저비용 고효율 사과생산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생산, 유통, 가공정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가능한 일이므로, 농가중심의 유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을 높이고, 과잉생산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 융복합화로 생산·유통·가공·체험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과의 고장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장경희 씨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농업기술도 급격하게 진보하고 있다. 전문농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진보하는 농업기술에 과감히 도전해 보기 바란다. 기술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언제든지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겠다”고 했다.


- 류지오 소장이 떠나고 뭔가 많이 허전하다고 느끼는 직원들이 많다고 들었다. 어떤 점들이 허전하다고들 하는가?
“류지오 국장은 감히 실로 행정의 달인이라고 본다. 제 경우는 과수 농정혁신계획이 나오기까지 정책방향 결정과 기획 단계부터 추진 서포트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기때문에 떠나시고 나니 든든한 후원자가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허전하다고 느꼈던 직원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현재 이병주 소장이 들으면 서운할 것 같다며 극구 사양했으나 졸라 답변을 들어 보았다 – 편집자 주)

- 농촌지도직만 근무했던 농업기술센터가 행정직과 농업직이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부터 지도직이 소장을 맡지 못한지가 꽤 오래 되었다고 본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느 직렬에서 소장을 맡느냐’가 아니라 ‘누가 소장을 맡느냐’로 봐야 할 것 같다. 개인의 역량과 자질이 중요하며 단순히 지도직이라서 소장을 못할 일은 없다고 본다. 농업분야 전문성을 확보하고 행정력도 갖춘 분이면 어느 직렬이든 농업기술센터 리더를 맡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 농민들과 가장 가깝게 소통하는 기관이 농업기술센터인데 센터에서 볼 때 농민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농업기술도 급격하게 진보하고 있다. 전문농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진보하는 농업기술에 과감히 도전해 보기 바란다. 기술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언제든지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겠다”

<종이신문은 4월 12일(월) 443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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