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 : 백성아, 날씨도 많이 시원해졌구나. 그래 별일은 없느냐?
백 성 : 아이고, 산신령님 오랜만입니다. 별일이야 많이 있죠. 여러 가지로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게 하니 있긴 한데…

산신령 : 그래? 그것이 무엇이더냐?
백 성 : 글쎄요. 산신령님께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산신령 : 고민하고 말고가 어디 있느냐? 어서 말해 보거라.
백 성 : 어느 곳의 고위(孤危)가 아래 여직원을 건드렸다는 시끄러운 소리가 군청 로터리를 맴돌아 대동 로터리까지 내려가 새로 만든 화장실에서 잠자고 있답니다요. 화장실 개방하면 그때부터…

산신령 : 그래? 그런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냐?
백 성 : 네. 그런데 모두 쉬쉬하고 있을 뿐이랍니다.

산신령 : 허허, 어째 그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백 성 : 그 고위(孤危)의 부인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답니다. 그래서 그 고위(孤危)는 부인한테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산신령 : 게다가?
백 성 : 아마 한두 명이 아닐 거라는 이야기까지 있답니다.

산신령 : 세상에나! 모범이 되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직위를 이용해 그런 못된 행동을 하다니 마땅히 찾아서 처벌해야 하지 않겠느냐?
백 성 :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도 전국을 떠들썩한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산신령 : 그렇지.
백 성 : 그 당시의 사건은 이번 사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산신령 : 당사자는 어떻게 하고 있다더냐?
백 성 : 당사자도 장래를 생각한다면 밝히기가 쉽겠습니까?

산신령 : 그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루라도 빨리 내부 고발이 있어야 할 텐데…
백 성 : 내부 고발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요.

산신령 : 그렇지. 어디든 중요한 사건은 내부 고발에서 시작되는 거란다. 곧 밝혀지리라고 본다.
백 성 :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 당사자는 늘 바늘방석일 텐데,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겠습니까?

산신령 : 그렇겠구먼, 잠도 제대로 못 잘 텐데…
백 성 : 큰일입니다요, 큰일!

산신령 : 에이고, 거창이 왜 이리 맨날 시끄럽노?
백 성 : 이유는 하나 아니겠습니까? 하나!

산신령 : 그게 먼데?
백 성 : 헤헤~ 안 가르쳐주죠잉~

산신령 : 근데 백성아, 고위(孤危)라는 말이 무슨 말이냐?
백 성 : 네, 사람들이 고위(高位)라는 말은 알아도 고위(孤危)라는 말은 잘 모르죠. 그 말은 높은 자리에 있는 위험한 사람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