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실봉 산신령 ‘복장’ 때문에 ‘복장’터져...

용기와 희망은 꺾지 말아야 한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3.10.19 10:27 의견 0

백 성 : 산신령님, 실로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계셨사옵니까?
산신령 : 허허, 백성아 그동안 잘 지냈느냐.

백 성 : 예 저야 늘 그대로 먹고 마시고 놀기도 딥니다...
산신령 : 그런데 오랜만에 무슨 일이냐?

백 성 : 네, 지난 축제 기간에 노래자랑대회가 있었는데요.
산신령 : 그래서?

백 성 : 한 젊은이가 노래를 아주 잘 불렀답니다. 모두 ‘가수감’이라고 칭찬하면서 등수 안에는 당연히 들겠지 하고 생각했답니다.
산신령 : 그런 일이 있었다더냐?

백 성 : 예, 그런데 그 젊은이가 등수에도 못 들고 떨어졌답니다.
산신령 : 아니, 왜?

백 성 : 그 젊은이의 복장 때문이랍니다. 노래는 잘 불러 점수는 좋았는데, 복장이 마음에 안든다고 감점을 받았답니다.
산신령 : 허허, 복장이 어땠길래 그러더냐?

백 성 : 다른 게 있겠습니까? 거창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였겠지요. 수염도 깎지 않아 긴데다, 복장도 거창서는 보기 힘든 그런 거였다네요.
산신령 : 아니, 복장이 무슨 문제냐? 노래만 잘하면 되는 거지.

백 성 : 그러니까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나 그룹들도 복장만큼은 개성대로 입는다고들 하는데...
산신령 : 도대체 심사위원들이 누구였더냐?

백 성 :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습니까, 노래만 불렀지, 예술을 모르는 그런 거창한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노래 못지않게 복장도 예술로 봐야 하는 게 문화예술 아니겠습니까?
신령 : 그야 그렇지...

백 성 : 그 젊은이는 가수가 꿈이랍니다. 그 꿈을 거창 사람들이 키워주지는 못해도 꺾으셔야 했습니까? 그냥 ‘노래자랑’ 하러 대회에 나온 사람과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나온 사람은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산신령 : 허허... 원래 질투는 가장 가까운 데서 하는 법이지. 가짜가 진짜를 질투하는 거야.

백 성 : 그래도 그렇지, 아닌 건 아닙니다. 용기를 잃을 때 용기를 북돋아 주고, 희망이 꺾일 때 희망을 줘야 할 우리가 그래서야 하겠습니까.
산신령 : 그러게 말일세. 앞으로 그 젊은이는 우리가 키워줘야겠네. 그런 사람이 큰 가수가 된다면 거창은 얼마나 좋겠어? 거창군민적 차원에서 밀어주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 같군.

백 성 : 알겠습니다. 힘을 모아 보겠습니다.
산신령 : 후원회를 만들든지 해봐. 보람 있는 일이 될 거야.

백 성 :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산신령 : 꼬∼옥, 명심하그래이... 그라고 백성아.

백 성 : 예....
산신령 : 백성들이 내가 잘 안 보인다고 하더라. 자주 보여주도록 하여라.

백 성 : 예...

저작권자 ⓒ 거창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