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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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10:09 | 최종 수정 2021.10.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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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된 이야기다. 우연히 냇가에 버려진 폐레미콘을 보고는 적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길이가 30∼40미터나 되는 폐레미콘이었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버릴 수가 있을까. 운반기사의 양심은 있는 사람일까, 회사에서는 어떻게 교육시키기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고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공사업체를 찾고 레미콘 업체가 어느 회사인지를 찾게 되었다.
또 언젠가는 레미콘 기사가 자신의 차량을 거창읍 3교 밑 강가에서 버젓이 세차를 하고 있었으며, 또 웅양면 상일회사 앞의 강에서도 세차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런 일은 허다했다. 사진을 찍어 보도를 하자 당국에서는 그 기사를 사법처리를 했다.
이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에 대한 고발이나 제지 하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는 일부러 차량을 따라다니면서까지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는 길에 레미콘을 타설하는 차량이 있으면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본다. 그러나 법을 준수하는 레미콘 차량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세차를 한다는 것은 옆집의 익은 곶감을 들키지 않게 몰래 빼 먹듯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레미콘은 타설 후 믹서(Mixer)를 바로 씻지 않으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항상 물을 싣고 다니면서 타설 후에는 반드시 믹서를 씻는다. 그리고 호퍼에 묻어 있는 레미콘을 씻을 때 반드시 차량에 있는 슬러지 함으로 흘려보내 공장으로 싣고 들어와 공장 폐수처리장에 버려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량은 호퍼를 씻은 폐수는 그냥 현장의 바닥 등에 아무렇게나 버린다. 레미콘 차량이 세척을 위해 싣고 다니는 물의 양은 300리터 정도라고 한다. 레미콘을 하차한 후 믹서 등을 씻기 위해 사용되는 물은 대략 30∼40리터 정도다. 이중 믹서를 씻는데 대부분 사용되고 호퍼를 씻는데 사용되는 물은 10∼15리터 정도다.
그렇다면 최소로 차량 1대가 10리터의 레미콘 폐수를 버린다고 치자. 한 대가 하루 5회 정도의 운행을 한다면 50리터이고, 한 회사의 차량이 10대라고 친다면 한 회사에서만 하루에 500리터의 폐수를 버린다는 결론이다. 또한 거창의 레미콘 차량이 50대라고 친다면 거창에만 하루에 무려 2.5톤의 레미콘 폐수가 불법적으로 버려져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얼마나 끔직한 일인가.
지금은 오폐수에 관한 법률이 강화되어 이러한 행위를 하면 가차 없이 고발을 당한다. 거창군에서는 이에 대한 교육을 철저하게 했다. 교육을 받고도 아직도 서슴지 않고 레미콘을 세척한 폐수를 현장에서 그대로 버리는 사례가 흔하다. 한 회사의 차량은 이러한 행위로 인해 언론에 보도되어 처벌을 받고도 또 다시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폐수를 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레미콘 차량의 대부분은 슬러지함 밑의 뚜껑을 아예 열어놓고 다닌다. 이것은 호퍼를 씻은 폐수를 공장으로 싣고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당국도 이에 대한 직접적인 단속을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고발이 들어오거나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 처벌해 왔다. 앞으로는 이에 대한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할 필요성이 있다.
하정용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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