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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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1 14:26 | 최종 수정 2021.09.14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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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弘報)는 알리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알릴 것인가, 제품이라면 소비자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을까이다. 또 매체를 통해 제품을 알린다. 보도 자료는 제품도 알리지만 자신이 한 일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일을 많이 하고도, 그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었어도 보도 자료를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과 같다. 또한 일 잘하는 사람이 보도 자료도 잘 쓴다.
글이란 자신의 마음과 뜻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할 수 있도록 쉽고 간략하게 쓰는 것뿐이다. 간결하게 쓰도록 노력해야 하고,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쉽게, 재미있게’쓰는 것이다. 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면 별로 어렵지 않게 읽어야 한다.
글은 욕심이 지나치면 안 된다. 그러면 배가 산으로 간다. 초등학생에게 칭한 할 때는 칭찬하듯이, 잘못한 일을 나무랄 때는 나무라듯이 있는 대로를 쓰면 된다. 제목은 맨 나중에 달아야 한다. 제목을 먼저 달아 놓고 글을 쓰면 그 제목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제목은 키워드다. 핵심이다. 제목을 보고 내용을 읽게 해야 하고, ‘아, 무얼 얘기하는 거구나’하고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좋은 보도 자료는 거창군의 품격을 높여준다. 그 보도 자료는 전국의 언론사에 배포된다.
예를 한 가지 들어 보겠다. 언젠가 이런 제목의 보도 자료가 들어왔다. 제목이 길기도 하지만 신문을 만드는 나 자신이 내용을 몇 번이고 읽어도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제목은 “거창사과 융복합지구 상징 캐릭터 개발 용역 완료보고회 개최”다. 부제는 “새로운 희망과 함께 성장할 위대해질 히어로즈 Geroes 탄생”이다. 본문 내용은 달랑 13줄. 도대체 ‘히어로즈’는 뭐고, ‘Geroes’는 무엇인가. 그리고 ‘Geroes’를 어떻게 읽어야 하느냐이다. ‘게로스’로 읽어야 하나? 또 이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었다. 브랜드를 새로 만들었거나 보통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운 단어를 사용했을 때는 반드시 그에 대한 설명을 붙여 주는 것이 좋다.
자기 작품을 읽는 최초의 독자는 자기 자신이고, 자기 작품을 평하는 최고의 비평가도 자기 자신이다. 따라서 글을 써 놓고는 반드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어보아야 한다. 또 주위의 동료에게 이해가 가는지 어떤지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쓰기가 부족하다면 훌륭한 기자나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해체해 보는 것이다. 글을 샅샅이 분해해 글쓴이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내고, 글이 어떻게 짜여 있으며, 왜 그 글이 흥미롭게 읽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신문기사에 리드라는 것이 있다. 짤막한 기사들은 바로 내용으로 들어가지만 좀 긴 기획기사라거나 스토리가 있는 기사인 경우 앞부분에 독자들을 사로잡고, 글의 전체 방향을 암시하는 글이 들어간다. 이런 글을 가리켜 리드라고 한다. 조금 과장을 한다면 ‘리드는 글의 절반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직도 거창은 읽는 독자가 많지만 지금은 읽는 기사보다는 보는 기사다. 보는 기사는 제목을 잘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야 내용으로 눈이 간다.
글쓰기는 모방이다. 글쓰기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남이 쓴 것을 많이 보고 연구를 해야 한다. 좋은 보도가 있으면 흉내 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꾸 모방을 해야 한다.
하정용
(주)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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