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공정과 상식 회복하고, 부서진 법치시스템 다시 세워야”

주목받는 거창출향인 인터뷰 동국대 전 법과대학장 정용상 교수

거창 학창시절 자연과의 대화, 훈훈한 우정이 조합되어 반듯한 삶의 영글음의 기초 돼
“법은 잘못된 세상을 바꾸는 힘, 잠자는 세상을 깨우는 알람,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1.08.15 11:11 | 최종 수정 2021.08.15 12:04 의견 0

정용상 전 학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과 몰상식의 사회현상을 몰아내고, 공정과 상식의 사회로의 회복을 위해서는, 주권자인 시민의 의식개혁은 물론이고 국가지도자의 법치의식의 함양이 절실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위한 후보 경선으로 왁자지껄하다. 이런 가운데 거창출신 정용상 동국대학교 전 법과대학장 겸 법무대학원장이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다. 정용상 전 학장을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 최근 각계의 지도자 33인으로 “공정과 상식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을 결성해 “정의와 공정”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신다면.
“지난 5월 21일 “공정과 상식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상임대표 정용상)이라는 포럼이 창립되어 언론에서 대대적 보도를 한 바 있다. 이 포럼의 전신은 2019년 창립된 “작은정부운동연합”(상임대표 정용상)이다. 그 당시 민간부문의 모든 영역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상황에서 “작은 정부, 큰 시장”이란 슬로건 아래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권익신장을 위해 작은정부운동을 벌인 바 있다.

2020년 초부터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며 점점 더 국가개입이 커지면서, 시민의 자유는 극도로 제한되고 정부의 과도한 통제와 규제는 반법치, 몰법치, 역법치의 인치에 의한 법치의 파괴는 물론이고,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태어난 현재의 문재인정부가 반개혁적인 압박과 통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법치주의가 실종되는 상황에서 국가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가 극도로 위축되는 국가적 위기를 맞아,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고, 부서진 법치시스템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포럼을 창립하게 되었다”

‘공정과 상식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공정과 상식)’에 대해 정용상 상임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공정과 상식은 창립 당시 대표발기인 33인이고, 사실은 각 분야별 전문가 중심으로 다수의 지식인(현재 300여명)이 참여하였다. 현재 부산과 전북에 지역본부가 창립되었고, 조만간 경북, 경남, 경기, 강원지역본부가 창립될 예정이다.

세계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초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은 후발개도국이나 체제전환국에게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사회는 갈등과 분열, 반목과 이반, 불신과 불통이 팽배한 상태에서 공정과 형평은 찾아보기 어려운 위기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난맥상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정치권의 국가경영철학의 부재, 국가지배구조의 비민주성, 지도자의 헌법수호정신의 약화에 따른 불공정이 사회전반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불평등과 불공정의 만연으로 인하여, 모든 국민이 불행을 강요당하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과 몰상식의 사회현상을 몰아내고, 공정과 상식의 사회로의 회복을 위해서는, 주권자인 시민의 의식개혁은 물론이고 국가지도자의 법치의식의 함양이 절실하다.

공정과 상식은 이러한 국가 전반적 불공정현상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정책적·입법적 대안을 생산하여 미래의 선진대한민국을 세우는데 그 디딤돌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소통과 통섭, 통합과 통일의 방향성과, 융합과 복합, 연합과 화합의 방법론을 잘 조합하여 불공정의 나라를 반듯하게 바꾸어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정책의 생산을 통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창립이후 총 7회의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그 주제는 시대적 아젠다(현안)를 발굴하여 발제와 토론을 통한 논의의 장을 열어 공정을 구현하는 정책적 기초를 생산하고 있다.

7월 중순이후 수도권 코로나 확산으로 대면행사는 취소되었으나, 8월 12일 최근의 줄리벽화(?)에 대한 논쟁을 헌법적 시각에서 분석하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라는 주제로 온라인(줌) 세미나를 개최한다. 8월 3주차에는 언론악법인 언론중재법의 문제점에 대한 세미나를 예정하고 있다.

지역본부에서는 그 지역사회 현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지역정책개발을 선도한다. 예를 들면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 6월 14일 전북지역본부 창립기념세미나에서는, “친환경프레임에 갇힌 전북산업”이라는 주제로 새만금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치며 그 대안을 제시하였다. 부산지역의 경우 “탈원전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동남권지역산업의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정용상 전 학장은 거창군 남상면 전척리에서 태어나 남상초, 거창중, 거창대성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매일같이 십리 길을 황강변 따라 달음박질 등·하교 길에 대자연과 대화하며 천진스럽게 보낸 남상초등학교 유소년시절, 거창중학교 송림의 잔디밭에 드러누워 파란 하늘 뭉개구름과 대화하며 꿈을 키우던 시절, 시계도 없던 시절에 이웃의 동료끼리 서로 깨워 깜깜한 새벽 논길을 가르며 새벽수업에 달려간 전투 같은 대입수험생활을 보내면서, 그의 삶은 거창에서의 유·청소년 학창시절의 자연과의 대화, 훈훈한 우정이 조합되어 반듯한 그의 삶의 영글음의 기초가 되었다.

- 인권 및 통일운동을 통한 법의 역할 강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가.
“국제인권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사)헬프시리아를 창립하여 그 대표 겸 운영위원장을 맡아,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구조 활동(학습기자재, 약, 영양제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2019년 8월 31일 터키 국경 시리아 난민촌에 초등학교를 건립하여 900명의 난민촌 아이들을 수용하여 교육을 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시리아 난민후원의 모범사례로 국제난민구호단체의 절대적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거래 및 근로현장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대적 약자의 인권보호에 앞장서 왔다. 또한, 인권교육의 강화를 위해 한국법학교수회·국가인권위 공동으로 “인권패러다임의 변화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공동학술세미나를 개최하였고, 국가인권위원장과의 수시협의를 통해 인권교육강화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한국엠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이사 (사)이준국제법연구원 고문으로 봉사하면서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선진인권국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통일운동을 주도하고 통일NGO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무슨 운동인가.
“오랜 기간 통일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통일법제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흥사단 통일운동본부 공동대표·상임대표·이사회의장으로 봉사하면서, 통일운동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북한법 및 통일한국의 법제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통일뿐만 아니라 인권운동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남북한의 일국일체제의 정치적 통일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남북한 남녀가 서로 결혼도 하고, 함께 유라시아 여행도 떠나는 식의 남북한 간의 교류가 자유롭고 평화가 유지되며, 동북아 질서 및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면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이 진정한 통일의 과정이라는 현실론을 앞세우며, 장기적으로는 법에 의한 햇볕정책이라는 유연한 통일관을 가지고 통일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시리아난민돕기운동,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고 국제공조를 하는 운동,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권침해적 요소의 배제를 위한 입법적·정책적 활동, 남한 내부의 사회적 분열과 갈등 속에서 특히 사회적 약자가 인권침해를 받는 환경의 개선 등을 위한 다양한 인권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 법학교육과 법조인양성제도 개혁을 선도한 법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6년부터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학교육과 법조인양성제도의 변경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논의할 때에, ‘올바른 로스쿨 도입을 위한 시민·인권·노동·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아, 표준적 로스쿨 안을 제안하여, 법무부, 교육부, 대한변협, 국회 법사위, 교육위 등 유관기관(단체)와 협업을 통하여 올바른 로스쿨 도입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리고 2007년 7월 3일 로스쿨법이 통과된 직후 새로운 법학교육과 법조인양성제도에 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대학초청, 대교협, 기타 외부단체(기관)에서 강연, 기조발제 등을 수십 회 진행하였다. 즉, 건국대, 한국외대, 중앙대, 한남대, 동국대, 영산대, 동아대, 한국해양대, 선문대 등 대학과, 유관 외부단체에서 제대로 된 로스쿨제도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초청강연·기조발제를 수십 회 진행하였다.

2009년에는 로스쿨 설치 이전에는 로스쿨제도의 본질과 도입취지에 맞는 로스쿨의 설치와 운영을 위한 지침을 제안하였고, 2009년 로스쿨이 시행된 이후에는 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끊임없이 정부에 제시하였다.

특히, 로스쿨개원 10주년을 맞아 제4회 월송기념 학술심포지움((재)유기천기념재단 주최, 한국법학과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학부법학교육과 법학전문대학원의 상생방안”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하였고, 그 내용은 향 후 법과대학과 로스쿨 간의 협업과 분업을 통한 상생의 필요성과 그 표준의 방향성과 방법론을 제시한 내용으로, 단행본(3인 공저)으로 발간되었다"

- 최근에는 공정과 상식 외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법학교육과 연구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2021년 8월 총 41년간의 대학생활을(교수직 34년 6개월, 행정직 6년 6개월) 마감하고 동국대에서 정년퇴직, 현재 동국대 명예교수 및 대우교수로 계속 강의를 하고 있으며, 키르기즈스탄 유라시아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법 수출을 위한 웅대한 계획으로 좋은 상품(한국법)을 다듬고 있다”


정용상 전 학장은 1973년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여 건국대에서 법학을 공부하였다. 거창지역 출신으로 1973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향우들의 친교단체인 ‘재경한들회’를 이끌며 1년 선배들 모임인 ‘재경아림회’와 친선 경기도 하면서 낯선 서울에서의 유학생활의 힘듦을 달랜 추억도 아직 두껍게 그의 가슴에는 남아 있다.

대학 재학 중 교직과목을 이수하여 중등학교 공통사회 2급 정교사자격을 취득하였고, ROTC 과정을 이수하여 육군 장교로 임관, 특전사에서 군 생활을 하였다. 1976년 모교인 거창대성고에서 교생실습을 시작하는 첫날부터 그를 강단에 세워 강의를 시켜 가르침의 소중한 경험을 속히 쌓게 하신 은사님들의 사랑을 잊을 수 없다.

특전사에서의 고된 훈련은 그의 인생의 큰 자산으로 일상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큰 버팀목이 되었다. 군 생활 내내 하늘과 산과 바다에서 게릴라침투훈련을 하는 동안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체득하여, 문약한 청년에서 강인한 청년으로 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된 특전사(공수부대) 생활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일생의 큰 축복이었다고 한다. 낙하산을 타고 창공에서 세상을 내려다 본 그 때의 희열은 지금도 가슴을 뛰게 한다.

그는 군 제대 후 고려대학교 행정직 공개채용 제1기로 입교하여 6년 6개월간 재직하면서 대학행정의 기본원리를 체계적으로 익혔다. 고려대 재직 중 운 좋게도 건국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였다. 대학에서의 행정업무와 대학원에서의 학문연구, 대학 강사라는 3트랙을 이어 가는 동안 위 아래로 눈칫밥을 먹으면서 시간을 금싸라기 같이 소중히 아껴 쓰고, 구성원 간의 협업과 상생의 도리를 익히며 부지런함이 몸에 베이게 되었다. 그 당시 거창출신 고려대 재학생들은 그의 월급날이면 몰려와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거창의 이름으로 대동단결(?)하는 거창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 인생의 좌우명은이 있다면?
“좌우명이랄 것도 없으나 평소의 생각은 ‘올 곧고 심 굳은 한결같은 반듯함’을 실천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 바탕에는, “법고창신(法古創新)·입고출신(入高出新)”이 자리잡고 있다”

- 법학을 전공하고 싶은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직도 우리나라는 법치후진국이다. 우리는 생활 속의 법, 법의 생활화가 미숙한 사회에 살고 있다. 법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위한 약방의 감초이다. 그럼에도 법은 악용되거나 남용되는 경향이 잦아 만인의 원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잘못된 사회분위기를 바꾸는데 법학도는 기여해야 한다.

법은 그 자체가 결코 목적일 수 없다.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한, 제반 목적의 달성을 위한 중요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법을 빵과 명예와 권력을 담보하는 식의 특권적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법률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반칙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훌륭한 목적이라도 그 과정이 정당하지 않으면 그 목적은 달성되어도 사상누각이며 정당성 확보가 어렵다. 법은 잘못된 세상을 바꾸는 힘이며, 잠자는 세상을 깨우는 알람이며,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므로, 법률가는 개인과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파숫군이어야 한다. 밝고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할 줄 아는 참다운 세상의 프론티어, 파이오니어, 컨덕터이어야 한다. 결코 불의와 타협하여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는 일을 견인해서는 안 된다. 법률가는 걸어 다니는 법전처럼 원칙의 상징이어야 한다”

정용상 전 학장은 현재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 키르기즈스탄 유라시아대학교 석좌교수, 공정과 상식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대표, (사)지구와 에너지 이사장, 민주평통 상임위원을 맡고 있으며 주요경력으로는 동국대학교 법과대학장 겸 법무대학원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회장, 대법원 대법관·헌법재판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흥사단 통일운동본부 상임대표, 부산외국어대학교 법과대학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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