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작사 군 의원 작곡

"의원들은 어떤 공무원들이 일을 잘 하는지를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도 어떤 의원이 능력 있고 품격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단지 그 말을 못할 뿐이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1.06.13 07:57 의견 0

거창군의회는 6월 14일부터 거창군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매년 실시하는 감사지만 매년 기대를 한다. 일 년에 단 한 번 있는 감사라 의원들이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야 말로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어 최고의 홍보로 다음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최고로 갑질하는 자리다. 그러나 갑질도 품격 있게 해야 한다. 품위 있게 해야 한다. 언어에도 품격이 있고, 질문에도 깊이가 있어야 한다. 의원이 하는 말과 시정잡배가 하는 말은 틀려야 한다. 지위가 높을수록 목소리가 커서는 안 된다. 덩치가 큰 사람은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높은 사람의 말 한 마디가 아랫사람의 인생을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있다.

또 집행부는 일 년 동안 지은 농사를 평가받는 자리여서 의원들로부터 언론으로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감사를 받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말해야 한다. 숨기거나 과장을 해서도 안 된다. 그래야 대책이 나온다. 그래서 의원들이나 공무원들 모두 아주 중요한 행사이다.

늘 의원들은 나름대로의 준비를 해 오지만 질문은 길가를 배회할 때가 있다. 그 배회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번 감사에서 어떤 의원이 송곳 같은 준비를 많이 했는지, 어떤 의원의 입에 뇌물이라는 추가 많이 매달려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소 유대관계 등을 내세우며 진수성찬의 잔반(殘飯)을 처리하게 한다는 의원이 있는가하면, 또 아예 진수성찬의 계산을 어디어디 담당 앞으로 달아놓고 다닌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식사는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다. 그 식사는 공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충분한 소통으로 군정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식사가 뇌물로 둔갑을 못한다. 그것이 접대다. 접대는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친절뿐만 아니라 친절을 베푸는 상대를 미리 헤아려 마음 씀씀이를 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들일 만한 환경과 상황까지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집행부에서 아무리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 놓아도 의회에서 맞지도 않는 생트집으로 그 작품을 망치려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의회에서 아무리 잘 봐주려 해도 작품이 불량이어서는 안 된다. 진실한 사랑을 찾는 연인들에게는 불협화음이 없듯이 작사와 작곡이 잘 맞아 어우러져야 한다.

의원들은 어떤 공무원들이 일을 잘 하는지를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도 어떤 의원이 능력 있고 품격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단지 그 말을 못할 뿐이다.

사람이 철저히 근절해야 할 4가지 병폐가 있다고 한다. 무의(毋意·억측하지 않고), 무필(毋必·억지 쓰지 않으며), 무고(毋固·고집 피우지 않고), 무아(毋我·자기만 옳다고 하지 않음)라고 한다.

하정용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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