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의심되면 동선 등 솔직하게 알리는 게 중요"

거창군의 코로나19를 지키는 일꾼, 최정석 보건소 감염병대응담당주사

대개 확진자는 절대 자기는 간 곳이 없다고 진술
조사 결과 동선 밝혀지면 허탈함 넘어 배신감 느껴

신속한 대응으로 감염 확산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
코로나19 대응현장 어느 곳에나 최정석이 있었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1.05.14 10:28 의견 0

거창군보건소 감염병대응담당 최정석 주사는 “코로나19를 하루빨리 극복하는 데는 방역당국과 군민들 우리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많아 답답하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셔서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셨으면 한다”

2020년 2월 26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중국 우한 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거창군에서도 최초로 발생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2021년 5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사투 속에서 지역사회 최전선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거창군보건소 감염병 대응담당 최정석 담당주사를 만나보았다./편집자 주

- 코로나로 고생이 많을 것 같다. 거창군은 그동안 어떻게 대처해 왔는가.
“2020년 1월, 처음 중국 우한 발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한 이래 거창군은 코로나19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감염병 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하여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다해왔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설치하여 현재 2021년 5월 초까지 의심환자 28,000여 명을 검사하였고 필요시에는 확진자 발생 지역에 임시 이동선별진료소를 설치하여 검사하였다. 확진자 38명이 나왔다. 그렇게 발생한 확진자는 신속히 의료기관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한다. 역학조사도 즉각 이루어진다. 확진자의 진술,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자료 등을 토대로 환자의 동선, 접촉자를 낱낱이 조사하여야 한다. 추가적인 전파를 막기 위함이다. 확인된 동선은 소독하고 필요에 따라서 일정 기간 폐쇄명령을 내린다.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동선이 겹친 사람들은 접촉정도에 따라 자가격리를 실시한다. 2021년 5월 초 현재까지 총 751명의 자가격리자를 관리해 왔고 그들은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며 한시도 지체할 수가 없는 상황. 최정석 담당주사는 이러한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 서서 2020년 코로나19 최초 발생에서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고 그동안 무수히 많은 감염병과 특히 2009년 신종플루 등 각종 감염병 유행사태를 겪어오며 질병관리업무에 잔뼈가 굵었던 그였지만 이번 코로나19 상황이 사상 초유의 팬데믹(Pandemic·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 사태에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시급을 요할 때는 상황실에 간이침대에서 밤을 지새운다.

이정헌 보건소장은 최정석 담당주사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솔선수범하는 계장이다. 환자가 발생하면 직원들과 함께 새벽까지 일을 한다. 모든 보건가족들과 관계가 좋고 칭송을 듣는다”고 했다.

최정석 주사는 “코로나 검사를 하게 되면 다음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검사를 받으신 분께 자가격리 권고한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면 본인은 일을 하러 가야 한다고, 일을 못하게 하면 보상을 어떻게 해 줄 거냐고 화를 내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이럴 경우가 가장 당혹스럽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현장의 어느 곳에나 그가 없었던 곳이 없다. 직접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하기도 하였으며 거창 시외버스터미널에 홍보관을 설치하여 거창 방문객에 대하여 체온 측정과 손 소독 등을 실시하여 외부로부터 거창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것을 막았다. 방역 소독반을 편성하여 버스터미널, 버스 및 택시 승강장, 공중화장실, 다중이용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 방역인부들과 함께 직접 소독을 실시하였다.

- 지난해 3월 모 시설에서 10명의 코로나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고, 면 단위에서 8명의 확진자가 집단 발생했을 당시에 거창군에서 신속한 대응으로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들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거창군 모 시설에서 10명의 코로나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을 당시에는 코로나19 비상대책상황실을 확대 편성하여 보건소의 최소한의 기본업무를 수행할 인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투입되었다. 그만큼 엄중하고 시급한 상황이었다. 또한 지난해 3월 면 단위에서 8명의 확진자가 집단 발생했을 당시에도 신속하게 폐교된 학교 운동장에 임시선별 진료소를 설치하여 검사 및 역학조사를 실시하여 조기에 환자를 발견하고 코호트 격리를 실시하여 더 이상의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경상남도에서도 극찬을 하고 벤치마킹 대상이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초기에 환자가 발생할 때 이동선별진료소를 신속하게 설치하고 대상 주민들을 신속한 전수검사로 숨은 확진자를 발견 조치하여 확산 방지 하여 조기에 종료할 수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타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요양시설, 목욕탕, 유흥음식점,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 시설에 집단감염사례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에 대비하여 선제적 검사를 실시하며, 거창사람이 타 지역을 방문 확진자와 단순노출과 밀접접촉을 하여 귀가 했을 경우 또는 타 지역 확진자가 거창 관내 동선이 있을 경우 접촉자는 신속하게 모두 검사를 실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거창군 보건소 코로나19 상황실과 선별진료소는 휴일의 개념이 없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 코로나19 환자 발생 시 환자 관리와 확산방지를 위해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은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환자관리를 위해서 환자를 입원조치하고 확산방지를 위해 심층역학조사를 실시하여 환자의 동선을 확인, 접촉자 파악,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밀접 접촉자 자가격리, 환자의 동선관련 업소 소독과 폐쇄, 환가의 소독과 격리폐기물 수거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군민들이 감염병 발생에 신속한 대처를 하기 위하여 감염병 발생상황,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등에 관한 정보를 신속하게 군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 모든 조치를 위해서는 동시에 많은 공무원이 투입되어 코로나19에 대응을 하여야 하지만 보건소 직원이 기존 당면업무를 중지하고 코로나19 대응 업무처리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집단 환자 발생 시에는 인력 부족에 어려움을 겪었다”

- 어떤 업무를 하든 애로사항은 있게 마련이다. 코로나19 대응 업무 중에도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 같은데.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확진자의 진술과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자료 등을 통하여 역학조사를 하게 된다. 역학조사를 통하여 감염전파의 위험성이 있는 기간 동안의 확진자 동선과 그에 따른 접촉자를 파악한다. 그렇게 파악된 접촉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여 격리시키고 해당 동선을 소독, 일정기간 폐쇄조치하여 더 이상의 전파가 없도록 감염 고리를 차단할 수가 있다. 이렇듯 신속하고 정확하게 역학조사를 한다는 것은 감염병 대응의 성공여부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확진자가 솔직하게 본인의 동선을 진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간혹 고의적으로 동선을 숨기거나 접촉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아 역학조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확진자는 죽어도 자기는 간 곳이 없다고 진술을 했는데 조사 결과 하나하나씩 동선이 밝혀질 때는 허탈함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 확진자가 발생하면 정보나 동선은 어떻게 공개하는가.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지자체에서는 관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상황, 동선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 다만 사생활 침해 및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확진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지침’에 따르면 역학적으로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정보에 한하여만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즉,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확진자의 성별, 연령, 국적, 거주지 및 직장명 등 개인을 특정 하는 정보를 공개할 수 없으며, 이동 동선 또한 당시 접촉자가 완전히 밝혀지고 소독이 완료가 되어 추가적인 감염위험이 없어진 상태라면 해당 동선을 공개할 수가 없다. 이는 해당 동선(업소)이 경제적인 피해를 입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 동선 공개에 대한 애로 사항도 많았을 텐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일반 군민들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확진자가 어디 사는 누구인지, 어디어디를 다녀갔는지, 혹시나 확진자가 다녀간 곳에 내가 다녀가진 않았을지 궁금해 하며 불안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실로도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왜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군민들도 많다. 그러한 군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역학적으로 감염위험성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말씀 드린다”

- 그 반대인 경우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역학조사과정에서 확진자 동선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출입자 명부가 제대로 기입되어 있지 않아 동시간대 접촉자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그 장소에 대한 동선 공개를 하게 된다. ‘몇 월 몇일 어느 시간대에 어디 업소를 다녀가신 분은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재난안전문자를 송출한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해당 동선 업소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해오는 사업주도 있다. 그럴 때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코로나19 전파방지를 위하여 어쩔 수 없는 조치였음을 안내드린다”

최정석 주사는 "확진자가 솔직하게 본인의 동선을 진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간혹 고의적으로 동선을 숨기거나 접촉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아 역학조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확진자는 죽어도 자기는 간 곳이 없다고 진술을 했는데 조사 결과 하나하나씩 동선이 밝혀질 때는 허탈함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정석 담당주사는 이런 두 가지 상반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출입자 명부 작성의 중요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출입자 명부를 작성함으로써 확진자 발생 시 방역당국으로부터 신속하게 연락을 받고 이후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고, 사업주 입장에서는 출입자 명부관리를 철저히 함을 통하여 최악의 경우에 동선 공개가 되어 영업적인 손실을 입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선별진료소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연중무휴로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사 및 안내에 협조를 잘 주지만 간혹 힘든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예를 들면 어떤 힘든 상황이 있는가.
“코로나 검사를 하게 되면 다음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검사를 받으신 분께 자가격리 권고한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면 본인은 일을 하러 가야 한다고, 일을 못하게 하면 보상을 어떻게 해 줄 거냐고 화를 내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이럴 경우가 가장 당혹스럽다.

또 다른 사례로 관내 요양시설, 주간보호센터 등 코로나19감염 고위험 시설 종사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주기적 검사를 하게 되어 있다. 주기적으로 여러 번 검사를 받다 보니 간혹 검사를 받으면서 예민하게 반응하고 조금만 불친절하다고 느끼시면 화를 내시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면 사실 힘이 쭉 빠지지만 어쩔 수 없다. 개인 각자의 사정으로 예민하실 수도 있겠지만 휴일 없이 나와서 고생하시는 선별진료소 종사자 분들을 조금만 배려해 주셨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 있다”

- 고난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힘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주변 사람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보건소 전 직원이 코로나19 방역대응에 지쳐있을 때 각 기관단체에서 격려물품을 전달하거나 보건소를 방문하여 격려의 말을 전해주셨다. 또한 올해 초 겨울철 임시선별진료소를 운영할 당시에는 관내 모 업체에서 고생하는 보건소 직원에게 무료로 제과와 음료를 제공해 주셨으며 그 외에도 코로나19 관련 전화상담 시 군민들의 ‘고생하신다’는 격려의 한마디에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하여 치료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모습을 볼 때면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코로나19의 예방접종을 빠른 시일 내에 마쳐 집단면역이 형성되어 전 국민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코로나19를 하루빨리 극복하는 데는 방역당국과 군민들 우리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많아 답답하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셔서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셨으면 한다”

<종이신문은 5월 17일(445호)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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