얹혀살더니 주인 행세 하려한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0.12.01 17:26 | 최종 수정 2020.12.02 06:41 의견 0

거창국제연극제(이하 연극제)는 지금까지 수승대의 피서객들에게 얹혀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에 여름 피서철에 연극제를 개최하지 않고, 가을이나 봄에 개최를 했더라면 그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었을까. 자신들이 말하는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본지에서는 지난 2006년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연극제가 개최되는 기간 중 수승대 입구에서 입장객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피서를 왔는가, 연극을 보러 왔는가, 피서와 함께 연극을 보러 왔는가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이 기간 동안 수승대 입장객은 37,199명이었으며, 그중 조사에 응답한 자는 18,164명이었다. 조사 응답자 중 77%인 13,989명이 피서를 왔다고 응답하였으며, 11.5%인 2,088명이 연극을 보러 왔다고 했으며, 피서와 연극을 겸해서도 11.5%인 2,087명이었다. 연극 때문에 수승대를 찾은 관광객은 겨우 20% 정도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연극제 측은 관객이 20만 명이 왔느니, 30만 명이 왔느니 하고 홍보를 했다. 이 여파로 거창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도 200억 원에 이른다고 호언장담을 해 왔다. 그래도 연극제를 키우기 위해 거창군과 경남도 등에서는 많은 예산을 연극제에 지원해 왔고, 그로 인해 연극제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연극제로 발돋움 했다.

그렇게 얹혀 지내면서 살림살이를 해 오던 연극제가 언제부터인가 주인행세를 하고 나섰다. ‘어려워서 한쪽에 가게를 빌려 달라고 해 빌려주었더니, 이제는 자신들의 전유물이 되어 거꾸로 큰소리 치는 처지’가 바로 이 상황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더구나 연극제는 국가 보조금을 포함해 많은 사업비가 집행되는 과정에서, 오랜 전부터 잡음이 일기도 했으며, 거창국제연극제 주관단체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도 신·구 집행부의 극심한 대립으로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또 공연작품의 수준이나 관객 동원력에도 의문부호가 따라붙기도 했다.

그로 인해 수많은 공무원들이 연극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애를 먹었던가.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고, 감사를 받고. 담당 부서는 기피부서가 된지 오래였고, 발령 받은 부서장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장땡이었다. 이런 사정들을 그들은 알고는 있었는가.

더구나 이제는 거창국제연극제라는 상표권 문제를 놓고 거창군과 법정 다툼까지 가 이겨, “봐라”하면서 더 큰 소리 치고 있으니 이젠 거창군에서 매달리게 된 형편이다. 참 가관이다. 어떻게 그 상표권이 연극제의 것인가. 그것은 어느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다. 연극제는 지역의 모든 역량이 모아져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희망은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거짓말일 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차라리 부질없는 희망을 접어버리는 게 마음의 평정을 가져온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면 죽을 수밖에 없을 때 선택할 일은 오직 하나다. 그 거짓말이 현실이 되도록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하정용
주식회사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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