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의 소울 푸드(Soul Food)는 있는가
“실현 불가능한 이유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현을 위해선 어디를 밀고 어디를 끌지 끈질기게 달려들어야 한다”
거창군민신문
승인
2020.11.26 12:49 | 최종 수정 2020.11.26 15:59
의견
0
거창은 다른 지역에 비해 특색 있는 음식점이 없다는데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소울 푸드는 먹는 이에게 영혼을 감싸주며, 소울 푸드는 사람들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아늑한 고향의 맛이다. 거창의 소울 푸드는 있는가. 한 마디로 한다면 “없다”이다.
거창에는 애우와 애도니가 유명하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거창군에서는 애우와 애도니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해왔고 하고 있다. 애우와 애도니가 있지만 아직 거창의 소울 푸드는 아니다. 고기 집에 가도 주문을 할 때는 소고기의 부위들, 즉 등심이나 안심, 또는 갈비살, 채끝살 등으로 주문을 해서 먹지, 애우 등심이나 애우 안심이라고 먹는 사람은 없다. 그것도 전에는 그냥 ‘쑥 먹인 한우 애우’라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거창한 한우 애우’로 바뀌었다.
또 고기 집에서도 애우라고 굳이 말하지 않는다. 손님이 와서 접대를 하면서도 거창 고기가 맛있다고 자랑을 하면서도 애우라고 설명은 않는다. 애도니도 마찬가지로 삼겹살을 먹고, 목살을 주문하지만 애도니 삼겹살 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가조가 요새 북새통이다. 거창Y자형출렁다리로 매일 입추의 여지가 없다. 가조는 대구와 인접해 접근성이 좋고 골프장, 온천 등 관광 인프라를 갖춰 음식 특화거리가 완공되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거창군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가조에서 내세울만한 음식이 있는가. 음식특화거리를 하면서 시작한 것이 겨우 고추장불고기. 그리고 대표 고기 집이 몇 집 있고, 수월리에 있는 온천수로 직접 양식했다는 민물장어, 수월리 입구 수목가든의 곰탕 정도다. 그리고 개업한지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가조추어탕이 그런대로 손님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내세울만한 한정식집은 없다.
함양 상림숲 주변의 음식점에는 한식을 비롯한 그런대로 먹을 만한 음식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왜 거창은 함양처럼 그런 음식점들이 없을까. 거창군에서는 지금까지 한마당축제를 통해 음식경연대회를 하는 등으로 많은 음식들을 개발해 놓고 있지만 정작 이를 상품화 하는 데까지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우동하면 일본을 떠 올리게 된다. 특히 일본 사누키현(지금의 카가와현)의 사누키우동은 그 지역의 유명한 소울 푸드이다. 일본인들의 정신을 대변하는 음식으로 유명한 우동을 소재로 한 ‘우동’이라는 영화(모토히로 카츠유키 감독, 유스케 산타마리아와 코니시 마나미 주연)를 만들 정도다. 이 지방의 인구는 100만 명 정도지만 우동가게는 900개 정도다. 도쿄의 인구가 1,200만 명 정도에 맥도널드 가게는 500개 정도인데 이에 비교한다면 대단한 우동의 지역이다.
공직자들은 경험상 스스로 새로운 일을 도모하면 감사(監査)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무사안일하게 주어진 업무를 전례답습으로 처리한다. 때문에 창의성을 찾기를 호랑이보다 더 무서워한다. 그래서 늘 말로만 외친다.
일본 영화 ‘현청 손님접대과’의 대사 중 이런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실현 불가능한 이유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현을 위해선 어디를 밀고 어디를 끌지 끈질기게 달려들어야 한다”
주식회사 연곡 대표이사
한천수오미자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저작권자 ⓒ 거창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